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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 시간들
    텅빈... 와인통/┣ 시간 속 쳇바퀴 2010. 9. 21. 15:36

                                                                           2006.09.11  -  내 나라에서의 마지막 기억 글

    하루...이틀... 시간이 흘러가도록
    마음도 못잡고 멍했던 이유는,
    열댓도 되기 전에 부모님 손에 이끌려 떠났던 내 나라를,
    곱절의 시간이 지나고 한참 더 지난 지금,
    내가 스스로 떠날 결심을 했기에
    씩씩하게 준비하고 있어야 가야하는건데도
    이상하게,
    이젠 정말 마지막... 이라는 느낌이 오지 않았던 탓이었습니다.

    양쪽 나라에 살림을 펼쳐놓고,
    왔다 갔다 하며 살기를 십년이 넘게 했던 나였던 이유는,
    완벽한 것이 없다고,
    사람 좋고, 마음 편한 곳에는, 부모님이 안계시기에,
    또 부모님 계신 곳에는, 내가 살기에 마음이 안편하기에...
    어느 한 곳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고 공중에 뜬 채로 세월을 버렸습니다.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한계에 부딪치듯 한국을 전부 포기하게 됐고,
    그렇게 준비해왔는데도,
    누군가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기 전까지
    마지막... 이라는 느낌이 별로 없었던 탓인가 봅니다.

    마지막이란 말을 듣고나서부터는, 오히려 더더욱,
    마음이 싫은 일을 해서 몸살로 앓아눕겠다고 하며
    머리 속까지 하얗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마음을 버리고,
    정을 버리고...
    그렇게 모든 것을 지워가면서 떠나야 하는 길인가 봅니다.

    처음 끊어 본 편도행 티켓이 아닌데도,
    한국에서 출발하는 편도행은 처음인 이유로 낯설기만 합니다.

    그렇게...
    그렇게...
    낯설기만 한 날들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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