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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갑이 뚱뚱한 이유...
    텅빈... 와인통/┣ 시간 속 쳇바퀴 2010. 9. 21. 14:52
                                                                                             2005.10.15


    오늘 문득 지갑을 들고 나가다가 현찰도 없는 지갑이 너무 뚱뚱해서
    내용물을 뒤집어봤습니다.

    두개 나라 제각각 발급받은 신용카드와 ID용카드.
    그외 이런저런 카드들...

    그중, 빼꼼히 보이는 커플카드.
    그와 같이 만들어 발급받았던 카드.
    아, 이렇게 아직도 그의 흔적이 내 지갑 안에도 있었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그것만으로 지갑이 불편할 정도로 뚱뚱할리가 없겠지요.
    지갑 제일 안쪽에 손을 쑤욱 넣어서 종이들을 잔뜩 꺼내 침대위에 펼쳐보니
    그가 건내줬던 메모들과 마지막 보냈던 편지.
    그가 내게 보냈던 소포 딱지들...

    아직도 그를 보내고 있지 않았던 모습을 발견합니다.
    보냈다고, 이미 보냈다고 말로만 했을 뿐.
    편하게 해줬다고.. 그럴꺼라고 중얼거렸을 뿐
    그렇게 나는 아직도 늘 내 손 안에 그의 흔적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지갑 외에도 나는,
    전화기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보냈던 문자들, 그가 녹음해준 이야기들을 지우기가 싫어서,
    그와 함께 했던 사진들로 만든 배경그림들,
    그가 선물해준 벨소리등등을 없앨 수가 없어서,
    그의 흔적을 지울 수가 없어서...
    그렇게 전화기를 공기계로 만들어버리고 수시로 꺼내보면서
    혼자 흐르는 눈물로 위로합니다..

    지갑을 가볍게 하고,
    공기계로 남은 전화기를 깊숙히 치워버리면
    그에 대한 마음도 조금은 옅어질까요?

    과연 그렇게 되어줄까요?

    하늘은 너무나도 높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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