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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 의심, 불신... 만들어지는 상황
    텅빈... 와인통/┣ 시간 속 쳇바퀴 2010. 9. 21. 14:51
    공포심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공포심만이 생명을 패배시킬 수 있다.
    그것은 명민하고 배반 잘하는 적이다.
    관대함도 없고 법이나 관습을 존중하지도 않으며 자비심을 보이지도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가장약한 부분에 접근해, 쉽게 약점을 찾아낸다.
    공포심은 우리 마음에서 시작된다.
    언제나.
     
    우리는 잠시 차분하고 안정되고 행복을 느낀다.
    그러다가 가벼운 의심으로 변장한 공포심이 스파이처럼 어물쩍 마음에 들어선다.
    의심은 불신을 만나고,
    불신은 그것을 밀어내려 애쓴다.
    하지만 불신은 무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보병과 다름없다.
    의심은 간단히 불신을 해치운다.
    우리는 초초해진다.
    이성이 우리를 위해 싸워 온다.
    우리는 안심한다.
    이성은 최신 병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과 부인할 수 없는 여러 번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이성은 나자빠진다.
    우리는 힘이 빠지고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초조감에 끔찍해진다.
     
    이렇게 공포심은 우리 몸에 깃들고,
    몸은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이미 인식한다.
    벌써 폐는 새처럼 날아가고,
    창자는 뱀처럼 스멀스멀 빠져나간다.
    귀는 들리지 않는다.
    근육이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처럼 떨리고, 무릎은 춤추듯 흔들린다.
    심장은 지나치게 경직된 반면 괄약근은 지나치게 이완된다.
    몸의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다.
    모든 부분이 서로 떨어진다.
    눈만 제대로 작용한다.
    눈은 언제나 공포심에 쏠려있다.
    곧 우리는 무모한 결정을 내린다.
    마지막 연합군인 희망과 신뢰를 버린다.
    이제 스스로 패배한 것이다.
    인상에 불과한 공포심이 승리를 거둔다.
     
    ------------------------------------- 파이 이야기 중에...
     
    의심은 의심스러운 상황이 낳는 것이 아니라
    의심하는 눈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것과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지는 이야기.
     
    내가 아, 정말...일까? 설마..일까? 하는 사이에 자리잡고 둥지를 틀어버리는 녀석들.
    이것들은 아마도 사람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나 감정의 기복이 심하면서도 사람을 쉽게 믿지 않는 나는, 적어도,
    공포심이라는 녀석을 잘 안다.
    나에 대한 공포와 타인에 대한 공포.
     
    그래.. 그게 문제인걸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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