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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플루, 그로인한 두려움
    텅빈... 와인통/┏ 잡담¡마음가는.. 2009. 7. 6. 21:59

    6월 11일에 이곳 Argentina 정부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신종플루에 대한 언급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사실조차도 나는,
    그것이 알고싶다의 신종플루에 대한 방송편을 뒤늦게 보고난 후인 6월 30일에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무관심했고,
    나와 상관없는 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방관자의 노릇에만 충실했었다.

    Gripe A, 혹은 Gripe Porcina라고 이곳에서는 불리우는데,
    돼지독감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든다.
    이미 돼지독감이라고 하기보다는,
    "신종"플루라고 WHO에서까지 6단계 비상을 발표한 지금도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전혀 조심, 경계하지 않고
    마스크는 커녕 무슨 바이러스가 돌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이 더 많다.

    대형마켓이나 도매시장같은 곳을 가도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물론 이미 시내에도, 조금 외진 동네에서도 마스크는 물론
    해열제조차 구하기 힘든 상태라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전혀 조심성이 없어 보이는 일상의 연장이랄까.

    집안에 쳐박혀 있는 나는,
    노부모의 일상에 잔소리만 할 뿐...
    그리고 저녁때면 오히려 재채기나 기침은 내가 해댄다=_=
    여느때와 다름없이 집안에만 있으면서도 밖에서 가지고 오는 온갖 바이러스에는
    나만 공격당하나보다-_-

    처음으로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이 두려워졌다.

    멕시코에서 4월 처음 발견된 후에도,
    남의 집 이야기인 듯, 강건너 불구경하듯 덤덤했던 나는,
    브라질에서 변종바이러스 환자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그리고 그 환자가 아르헨티나를 다녀간 후에 발병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야
    이곳에 대한 외신들과 이곳 뉴스들을 훝어보기 시작했는데...
    막 뉴스를 읽는 중에 어이없게도 정부일을 하는 공무원들 중 2명 이상이 감염되었다는걸
    확인했다는 속보와 함께 이 나라 전국에 비상경보 조치가 내려지는걸 실시간으로
    읽으면서 불안이 시작됐다.
    (그래봤자 이나라 정부가 국민들에게 해주는 것이라고는
     각자 스스로가 집 밖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스스로를 격리시키라는 말 뿐이다-_-)

    그리고 얼마전 선거도 이미 신종플루에 대한 경계로 선거를 미루자는
    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이미 정부 주체의 여러 세미나등의 모임등은 취소되고 있었다는 점.
    시내 병원 한 곳에서만도 사망자가 30명이 넘는다는 사실 등.
    정부가 그동안 축소화 시키려 애쓰고,
    비상대비용 백신등의 확보에는 뒷전이었다는 점.
    (한국은 비상시의 백신이 국민 2%를 커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곳은 2%는 커녕 1%도 커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 경보를 내렸건만,
    나만큼이나 이나라 국민들도 어지간히 우물안 개구리인가보다.

    이곳의 한국인들은 대다수가 "우리는 김치를 먹으니까 괜찮아!"라고
    할 정도로 신종플루에 대해 무안할 정도로 둔하고,
    그런 사람들의 비경계상태에 와는 달리,
    이번 신종플루는 잠복기는 짧고,
    전염기는 증상발생 하루 전부터 발생 후 일주일까지라는 질긴 전염력,
    그리고 그 증상이 특별하다기 보다는 일반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비슷하다는 사실로 자가진단이 힘든다는 점,
    비말감염, 즉 공기를 통해서 사람 대 사람으로 쉽게 감염된다는 점등,
    스스로가 노력한다고만 해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불안감으로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특히나 겨울이 한참인 이곳은,
    안그래도 가을부터 감기가 유독 심하게 유행이어서 너도나도 콜록대고 다니는데
    입을 가린다거나 하는 조심성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

    다행히 주변 분들이 엄니, 압지에게 공업용마스크라도 구해다 주셔서
    아이마스크를 우선 안쪽에 대고 마스크를 쓰시라고 했지만,
    분명히 가게 안에서는, 답답하다 벗고 계실 모습이 보여서
    나가시지 말라고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집안에 있는 딸년의 걱정일 뿐.
    이 딸년이 나가야 할텐데... 나 스스로부터 내 면역력이 어떻다는걸 알기에
    엄니도, 압지도,
    나도...
    나갈 엄두도 내지 않고있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가게로 외출을 내보내던 모모조차도
    현관 밖 구경을 안시켜주고 있다.
    (녀석이 뭔가에 감염될 경우 맨날 녀석을 끼고 사는 우리 세식구는...
     상상도 하기 싫기 때문에 녀석이 고문을 당하고 있다.)
     
     11월, 북반구가 제대로 비상에 결릴 계절이 들어설 즈음,
     이곳이 조금 수그러든다고 예상하고 있을 때에
     이곳을 떠나 북반구로 장시간 밀폐된 공간인 비행기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는 점까지
     왠지 더더욱 이번 신종플루로부터 안전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예정을 바꿀 수만 있다면 바꾸라고 하고 싶을 정도인데...
     
    아직 전 세계적으로 h1n1에 대한 백신도 없는 지금,
    인천공항 검역요원이 계속 감염되고 있을 정도라니
    내 불안감의 공포가 유난스러운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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