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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영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
    텅빈... 와인통/┏ 잡담¡마음가는.. 2011. 1. 5. 17:47

    처음 장키가 끝나면서 보여줬던 예고편만으로 충분히 신성우에 황신혜라면 전형적인 불륜드라마
    (이 두사람 은근히 같은 소재의 여러 드라마에 같이 출연했네요 그러고보니... ^^ )일 것이라 생각했고,
    아.. 김혜수도 이젠 막장드라마에도 나오는구나. 싶어서 조금 실망스러운 감도 없잖아 있었기에
    초반부터 아예 볼 생각도 안했었다.

    어! 그런데 4-5부 정도에서 우연히 보게 되게 되었는데 단순 막장불륜보다는
    뭔가가 조금 다른 코드인거 같았다.
    (덕분에 첫회부터 한꺼번에 몰아서 다 봐야했다! ^^ )
    항상 그렇고 그런 가정파탄의 불륜드라마의 전형적인 스토리라인이 아니라
    정신과 의사가 등장하는 심리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의 멜로추리극이라고 해야하나?

    그런데다가 아주 조금씩 키를 보여주는데, 안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당연한 듯이 보여주는 장면들이
    시청자들 또한 혼선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지만,
    정말 키가 되는 것은 뭘까 궁금해할 정도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긴장감 제법이었던 미스테리물였던 것이다!

    한 대학이사장(김갑수)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에는 복선이 깔리지만,
    그 복선에 조차 반전이 숨겨져 있어서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정말 뜨악할 정도!

    (처음부터 부분부분 이상현(신성우)가 빗속에서 차를 미는 모습과
     성은필(김 갑수)의 섬뜻한 얼굴을 이어서 보여주면서도
     모윤희(황신혜) 父 모준하의 등장으로 그 존재와 그의 극중에서의 활동으로
     이상현과의 팽팽한 범인줄다리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즐나집은 제목에서부터 보통 예상하는 '즐거운 우리 집'이 아닌 '나의 집' 이었기에
    이게 뭘 얘기하려는걸까... 설마 우리나라에서 그런 결말로 가진 않겠지? 하면서
    은근히 기대했던 결말의 또 한부분... 은 식상한, 뻔한 끝을 봤지만,
    그 과정과 마지막 김혜수의 나레이션으로 상투적인 결말을 커버하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등장인물 사이의 눈에 보이는,  대놓고 하는 심리전의 긴장감.
    이전의 것들과는 전혀 다른 맛으로 아주 매력적이었다.

    신성우의 연기력에는 뭐 이렇다 할 성장도, 변화도-_-
    (그렇게나 뮤지컬을 많이 하면서도 늘지 않는다니... 쯥) 없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가정폭력으로 상대적 피해의식과 애정결핍등 상처투성이인채 무조적인 신분상승과
    동화 속과 같은 행복한 가정을 절대적으로 꿈꾸는 황신혜의 모윤희 감정연기는
    이전의 작품들과 확실히 비교가 될 만큼 좋아졌다는 것을 보여줬고.
    정신과 의사지만 보따리 시간강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편대신 생활을 책임지면서 남편 뒷바라지까지 한
    김진서 역의 김혜수는 아주 작은 표정 하나, 눈빛 하나, 눈동자의 흔들림까지도 그야말로 신들린듯한 연기
    (같은 방송사의 주말극에서 누구를 보고 신들린 연기라고 극찬을 하더라만
     그것에 비해 제대로 된 신들린 연기)가 무엇인지, 김진서 역에 제대로 빙의된 듯 했다.

    신의 저울에서 송창의와 같이 얼굴을 내밀고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도 같이 형제로 나왔던 이상윤이 형사로 나오는데
    인생은아름다워... 에서보다 연기가 좋았고... 그의 극중 강신우 역의 부드러움 배려와 함께
    본능적으로 피 비린내를 맡아내는 강력계 형사만의 날카로움과 남성적 기질을 잘 표현했다고 본다.

    근데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으~ 요즘 아역들 답지 않은 그야말로 순수한 아이들^^
    요즘 세상에서도 보기 힘든 연기를 하는 아이를 데려다놔서 조금 극의 흐름이 짜증스럽기도 했지만
    그 아이 웃는 모습은 정말 환한게 너무 즐겁고 단란한 전형적인 가정의 행복을 보는 듯 했다.

    처음에는 20부작으로 계획했던 드라마를 시청률 저조로 16부작으로 팍 줄이면서 마무리 과정에서
    어? 끝에 가서 감정/심리문제를 저렇게 간단 단순하게 해결해버리길래 이게 뭐야? 싶었지만,
    제작상의 문제가 있었다는걸 듣고나서 씁쓸했던 기분.

    그동안 개개인의 심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그래도 제법 심리학에 바탕을 둔 탄탄한 구성을 보여줬던지라
    결말을 기대했었는데, 단순히 모윤희의 마지막 고백성 멘트로 갑자기 상황정리.
    참 잘 만들어진 드라마 하나를 건질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마무리 과정에서 너무 급하게 하는 바람에
    조금은 다른 형태로 풀렸어야 할 감정선들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어설픈 맛이 있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MBC 대상을 거머쥔 역전의 여왕보다는 훠얼!!!!씬 출연 연기자들의 연기도 그랬고
    스토리도 탄탄한 잘 만들어진 재밌는 드라마였다.

    막장코드가 있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전해지는 메세지가 아주 많은, 잘 만들어진,
    더 잘 만들어질 수 있었던 드라마라고 할까?

    지난 2010년의 드라마 중에 기억에 제대로 남는 드라마 하나 건진 기쁨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교감은 정말 눈물이 저절로 흐를 정도로 부럽기도 하면서
     드라마의 내용을 한결 부드럽게 해주는데 한 몫 제대로 한 듯 싶다^^)


    사족으로... 사실 처음에는 보는 내내 공지영의 책이 원작인건지 아닌건지 의아했지만
    바로 그 책과 상관없는 스토리라는 것은 알 수 있었고,
    더 뒤늦게 제목과 관련 문제가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드라마 제작하는 과정에서 굳이 이미 발표된 책의, 그것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작품과 굳이 같은 제목으로 갔어야 했는지 노이즈마케팅이 아니었을까? 싶어 아쉽다고나 할까?
    같은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끼리 서로에 대한 예의를
    드라마 제작측에서 보여줬더라면 좋은 예로 남았을텐데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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