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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많이 아픈데...
    텅빈... 와인통/┣ 시간 속 쳇바퀴 2010. 9. 21. 14:12

                                                                       2005.08.29


    내 핸드폰 속에 전화번호가 꼭 무슨 114냐고,
    별별 번호 다 가지고 다닌다고 하던 이가 있었는데,
    얼마전에 그이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했다.
    그러고나니 조금은 가벼워진듯? 싶을까 했는데,
    글쎄... 거의 아무런 변화가 없다.
    어차피 내 머릿속에서 지워내지 못하는 이상은,
    멍으로 안고 있어야겠지.
     
    오늘은... 그룹을 삭제했다.
    그냥,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던 이들의 데이터들을
    모두 삭제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정리해가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어디까지가 내 용기일까...
    어디까지가 내 억지일까...
    어디까지가 내 진심일까...
    나도 모르겠다는 생각 뿐.
     
    길게 남지도 않은 시간들.
    시간을 좀먹고 있는 나.
    정해진 길이었던 탓인가?
    너무나 쉽게, 상황이 이어져 자연스럽게
    하나하나 삭제버튼을 누르게 해준다.
    망설임은 비록 버튼을 누르는 순간보다 길지만,
    마지막 내 데이터까지 지우고나면,
    망설임도 느낄 여유조차 없을테니까...
    그건 내몫으로 내가 가져야지.
     
     
    이렇게 아직도 순간순간,
    떠오르기만 해도 아픈데...
    나이를 어디로 먹은건지...

    어디서 무엇이든지간에
    내 감성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터질 듯이 죽은 피로 가득 차 있는
    가슴을 부둥켜 안고 참고 있는건데,
    언제,
    내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차례가 내게 올까나...
    부모님 살아계신 동안엔 안될테니, 참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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